회사를 판 대가로 매수자의 채권자이자 주주가 된다는 것
헤드라인 2,355만 파운드 중 종결 시 현금은 17%. 영국 EARNZ–GEM 거래로 본 대출증서·주식 대가의 위험과 매도자의 점검 방법.
요약: 매각 대금을 현금 대신 매수자의 대출증서(Loan Note, 매수자가 나중에 갚기로 약속하고 써 주는 차용증서)와 주식으로 받으면, 매도자는 회사를 넘기는 동시에 매수자의 채권자이자 주주가 됩니다. 제안서를 받으면 가격보다 먼저 대가를 종류별로 나눠 보는 것이 좋습니다.
최대 2,355만 파운드, 종결 시 현금은 400만 파운드
2026년 9월 30일 영국 AIM 상장사 EARNZ는 런던의 건물 유지보수 업체 GEM Environmental Building Services의 사업을 인수하는 조건부 계약을 공시했습니다. 헤드라인 금액은 최대 2,355만 파운드지만, 거래 종결(대금을 치르고 주식이 실제로 넘어가 거래가 끝나는 것) 때 매도자가 현금으로 받는 돈은 400만 파운드, 최대 대가의 약 17%입니다.
| 구분 | 금액 | 성격 |
|---|---|---|
| 현금 | 400만 파운드 | 종결 시 지급 |
| 대출증서 | 200만 파운드 | 무담보, 연 10% 단리, 12개월 뒤 일시 상환 |
| 신주 1억 주 (주당 4펜스) | 400만 파운드 | 12개월 매각 금지, 이후 12개월 매각 방식 제한 |
| 이연 대가 | 최대 1,355만 파운드 | 2년간 매출과 매출총이익률 22% 이상 조건, 20%는 주식 지급 가능 |
가격 기준이 된 직전 1년 정상화 EBITDA(일회성 항목을 걸러 다시 계산한 영업 현금창출력)는 320만 파운드였습니다. 초기 대가 1,000만 파운드는 그 약 3.1배, 현금만 따지면 약 1.25배입니다.
대출증서: 1년 뒤 받을 수 있는지는 매수자의 신용에 달려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이런 방식을 벤더 테이크 백(Vendor Take-Back), 흔히 셀러 노트(Seller Note)라고 부르고, 우리말로는 매도자 대여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도자가 대금 일부를 매수자에게 빌려주는 셈입니다. 공시에는 이 대출증서가 계약서상의 상계(Set-off, 받을 돈과 줄 돈을 서로 맞바꿔 지우는 것) 권리를 적용받는다고 적혀 있습니다. 거래 후 진술·보장(매도자가 회사 상태에 대해 사실이라고 약속한 내용) 위반 같은 청구가 생기면 매수자가 갚을 돈에서 먼저 뺄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주식: 400만 파운드는 발행 시점의 계산일 뿐입니다
주당 4펜스는 공시 직전 종가 4.75펜스보다 약 15.8% 낮은 가격이고, 이번 거래로 새로 발행되는 주식은 증자 후 발행주식의 약 50.5%에 이릅니다. 매도자가 실제로 손에 쥐는 금액은 락업(받은 주식을 정해진 기간 팔지 못하게 하는 약정)이 풀린 뒤의 주가와 거래량에 따라 정해집니다. 단순 계산으로 주가가 25% 내리면 400만 파운드는 300만 파운드가 됩니다. EARNZ는 같은 업종의 작은 회사를 묶어 가는 롤업(Roll-up) 전략을 쓰고 있어, 주식 가치는 GEM의 성과뿐 아니라 EARNZ가 앞으로 무엇을, 얼마에, 어떤 돈으로 사느냐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종결 시 현금조차 아직 확정된 돈은 아닙니다
초기 현금은 약 410만 파운드의 증자와 최대 70만 파운드의 전환사채로 마련하는데, 증자는 주관사의 총액인수 없이 진행되고 주주총회 승인이 필요합니다. 인수도 AIM 규정상 대규모 거래라 10월 19일 주주총회를 통과해야 하고, 10월 23일까지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계약은 종료됩니다. 이연 대가의 문턱도 낮지 않습니다. 최대치를 받으려면 매출이 1년 차 3,500만 파운드, 2년 차 4,000만 파운드여야 하는데, 직전 연도 매출은 3,046만 파운드, 매출총이익률은 약 18%였습니다.
매도자의 돈은 어느 순서에 놓이는가
대금 일부를 다시 투자하거나 지분을 남기는 구조는 매수자에게는 매도자의 책임감과 동기를 붙잡아 두는 수단입니다. 하지만 매도자의 돈은 종종 후순위(회사가 어려워지면 다른 채권자보다 늦게 돌려받는 순서)로 들어가기 때문에 매도자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습니다. 은행, 전환사채 투자자, 기존 주주 사이에서 매도자의 돈이 어디에 놓이는지 확인하지 않으면, 가격은 높아 보여도 위험은 매도자 쪽에 쌓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런 구조가 늘 나쁜 것은 아닙니다. 매수자가 성장하면 주식 가치가 처음 대금보다 커질 수 있고, 현금이 넉넉하지 않은 매수자와도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습니다. 다만 자신이 통제하던 회사의 지분을, 통제할 수 없는 다른 회사의 소수 지분과 무담보 채권으로 바꾸는 선택이라는 점은 분명히 알고 들어가야 합니다.
제안서를 받으면 이렇게 나눠 보세요
- 현금은 얼마인가
- 매수자의 신용에 걸린 돈(대출증서 등)은 얼마인가
- 주가에 걸린 돈과 실적에 걸린 돈은 각각 얼마인가
- 각각을 언제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가
같은 2,355만 파운드라도 이렇게 나눠 적어 보면 전혀 다른 거래로 보일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셀러 노트(매도자 대여금)는 왜 쓰나요?
매수자의 현금이 부족할 때 거래를 성사시키고, 매도자가 거래 후에도 책임을 함께 지도록 하기 위해 씁니다. 매도자는 매수자의 신용 위험을 지게 됩니다.
주식으로 받는 대가는 어떻게 평가해야 하나요?
발행 시점 금액이 아니라 락업이 끝난 뒤 실제로 팔 수 있는 가격과 거래량을 기준으로 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